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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악산을 오르다 보면 문득 걸음을 멈추게 되는 곳이 있다. 산의 품 안에서 조용히 숨을 고르고 있는 그곳, 바로 신흥사다. 수많은 여행객이 설악산의 웅장함과 절경을 보기 위해 발길을 옮기지만, 신흥사를 그냥 지나치는 사람은 드물다. 그만큼 이 사찰은 설악산의 시작점이자 끝점이 되어주는 존재다. 오늘은 신흥사의 역사와 풍경, 그리고 그 속에서 느낄 수 있는 고요한 시간에 대해 이야기해보려 한다.


 

1. 설악산과 신흥사의 운명적 만남

강원도 속초에 위치한 설악산은 계절마다 얼굴을 바꾸는 자연의 예술작품이다. 그 가운데 위치한 **신흥사(新興寺)**는 이름처럼 '새롭게 일어난 절'이라는 뜻을 지녔다. 그러나 그 유래는 단순한 '신생 사찰'이 아니다. 고려 시대에 처음 창건되어 오랜 역사 속 수많은 전란과 재건을 겪으며 지금의 모습에 이르렀다.

신흥사는 설악산 국립공원 입구, 속초 소공원에 위치해 있어 산행을 하지 않고도 접근이 쉽다. 많은 사람들이 등산 전후에 들러 마음을 가라앉히거나 기도를 올리는 장소로 애용한다.


2. 고즈넉한 산사, 신흥사의 건축미

신흥사는 그 규모가 크지는 않지만, 곳곳에 숨겨진 아름다움이 있다. 가장 먼저 마주하는 것은 일주문이다. 전통 사찰의 입구이자 속세와 불계를 나누는 상징으로, 그 너머로 펼쳐지는 풍경은 마치 다른 세계에 발을 디딘 듯한 느낌을 준다.

그 안쪽으로 들어서면 극락보전, 범종각, 삼층석탑, 부처님 진신사리탑, 그리고 무엇보다도 많은 이들의 발걸음을 멈추게 하는 통일대불이 모습을 드러낸다. 높이 18.9m에 달하는 이 청동불상은 통일을 기원하며 세워졌으며, 신흥사의 상징이자 설악산의 품에 안긴 조용한 거인이다.


3. 사계절이 아름다운 신흥사

신흥사의 진면목은 계절이 바뀔 때마다 새롭게 드러난다.

  • 에는 벚꽃과 매화가 경내를 수놓는다. 붉은 꽃잎 사이로 보이는 고즈넉한 사찰은 한 폭의 그림 같다.
  • 여름에는 울창한 수풀과 시원한 계곡이 더위를 식혀준다. 사찰 뒤편의 숲길을 따라 걷다 보면 마치 선계(仙界)를 걷는 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다.
  • 가을에는 단풍이 신흥사의 전각을 붉게 감싼다. 사진작가들이 가장 선호하는 시기로, 금강송과 단풍의 조화가 압권이다.
  • 겨울에는 하얗게 쌓인 눈 위로 불상의 윤곽이 더욱 또렷해진다. 특히 눈 내린 통일대불의 모습은 무념무상의 세계를 연상케 한다.

 

4. 산사에서의 하룻밤, 템플스테이

신흥사는 템플스테이 프로그램으로도 유명하다. 단순히 관광이 아닌, 명상과 참선을 통해 내면을 들여다보고 싶은 이들에게 인기다.
짧게는 하루, 길게는 2박 3일 일정으로 진행되며, 산사의 일상(예불, 공양, 참선 등)을 직접 체험할 수 있다. 조용한 설악산의 품에서 ‘나’를 다시 바라보는 시간은 그 어떤 여행보다 깊은 울림을 준다.


 

5. 설악산 여행의 관문, 신흥사에서 시작하기

많은 사람들이 설악산의 권금성, 울산바위, 비선대 같은 명소만을 찾아 떠나지만, 사실 그 여정의 시작점에 있는 신흥사는 설악산 여행의 중심이자 마음의 안식처라 할 수 있다.

신흥사를 잠시 들른다는 마음으로 걷다 보면, 자연스레 속도를 늦추게 된다. 그리고 그 속에서 스치는 바람과 나뭇잎 소리, 탑에 부딪히는 햇살 속에 우리가 그토록 찾고자 했던 **‘쉼’**이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6. 방문 팁

  • 위치: 강원도 속초시 설악동 170번지 (설악산 국립공원 소공원 입구)
  • 입장료: 무료 (국립공원 입장료는 별도)
  • 주차: 소공원 내 유료 주차장 이용
  • 인근 추천 코스: 권금성 케이블카 → 울산바위 → 비선대 → 신흥사
  • 템플스테이 문의: 신흥사 공식 홈페이지 참조

 

마무리하며

신흥사는 단지 오래된 절이 아니다. 설악산이 품고 있는 시간과 풍경, 그리고 마음 그 자체다. 빠르게 흐르는 일상 속에서 가끔은 걸음을 멈추고, 이런 고요한 공간을 찾아 떠나보자. 신흥사는 언제나 그 자리에, 묵묵히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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