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가는 이야기/아름다운 글
샘물, 매육점에서 - 조명희
달팽이작가
2022. 7. 5. 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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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샘물

샘물이 혼자서
춤추며 간다
산골짜기 돌 틈으로
샘물이 혼자서
웃으며 간다
험한 산길 꽃 사이로
하늘은 맑은데
즐거운 그 소리
산과 들에 어울린다
2. 매육점에서

인간이 의식의 축생을
살륙하여 육림을 버리고
비린 피 임리한 도마 위에
육과 뼈에 칼질함을 볼 때
만일 인간이 해탈한 뒤에
그 피살자를 위하여 제단을 버리고
그 앞에 서서 눈물을 뿌릴 때가 없다 하면
오오 신이여
인간의 정토가 영영 없으오리까
중생의 지옥이 영영이오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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